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버스 정류장 그늘 경쟁에서 진 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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브리즈번 버스 정류장에서 제일 중요한 건 버스 시간이 아니라 그늘 자리입니다. 앱에는 7분 후 도착이라고 뜨지만, 햇빛 아래에서 기다리면 체감은 거의 7년입니다. 정류장에 도착하면 사람들 모두 자연스럽게 그늘 지도를 먼저 확인합니다.

어제는 제가 한 발 늦었습니다. 작은 나무 그림자 아래에는 이미 두 분이 완벽한 각도로 서 계셨습니다. 저는 괜히 여유 있는 척 햇빛 쪽에 섰는데, 1분 만에 목 뒤가 따뜻한 토스트가 됐습니다. 그때부터 자존심과 체온의 싸움이 시작됐습니다.

버스는 7분 후에서 갑자기 11분 후로 바뀌었습니다. 결국 저는 가방 정리하는 척하면서 그늘 끝자락으로 이동했습니다. 그늘이라고 하기엔 거의 선 하나였지만,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습니다. 브리즈번 대중교통 고수는 노선보다 그림자를 먼저 읽는 사람 같습니다.

여름 정류장에서 그늘 자리 양보 가능하신가요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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